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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결별 직후, 비스트는 아무것도 아닌 2월 16일이 완전히 지나가 버리기 전에 무서운 여자의 고향인 러시아 튜멘까지 그녀를 따라갔지만, 무엇도 되돌릴 수 없었다.

    여전히 2월 16일은 아무 날도 아니었다.

    앞으로도 아닐 테고.

‘만남 자체가 실수인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전 들은 말이 떠오른다.

    길바닥에 드러누운 채 훌쩍거리는 여자가 생각한다. 6년 전쯤인가, 그때 겁쟁이에 도망자는 녹색 눈의 여자였다. 시작도 전에 겁이 난다며 도망치길래 ‘너는 벌써 후회하고 있나 봐.’ 뭐 그렇게 멋진 척하면서 화를 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 녀석이 맞았다. 만남 자체가 실수인 관계가 있고, 그게 그 녀석과 자신의 관계를 정의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였다.

‘정말’ ‘모든 게’ ‘끝나버렸고’ ‘이건’ ‘완벽하게’ ‘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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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한 단어도 거를 부분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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