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을 보는가, 죽어가는 자들은. 어떤 색깔이 그들의 뒤집힌 눈동자를 날카롭게 찌르고 아직껏 떨고 있는 가여운 영혼을 꿰뚫는가? 어떤 축복이 그들의 뭉개진 안와를 씻어주는가? 어떠한 눈부시고- 끔찍한 사랑인가?
사랑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행위다.
2000년대 중반 나폴리 빈민가. 1900년대로부터 전혀 바뀌지 않은 오래된 벽돌들로 이루어진 매우 좁은 골목길은 햇빛에 색이 거의 다 타버리고 푸른빛만 살아남았다. 혹은 아예 그늘졌거나.
“이거 놔…!”
오래 방치했던 집을 오랜만에 보러 돌아온 남자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내리며, 다른 손으로 목덜미를 단단히 붙잡은 쥐새끼를 내려다본다. 나폴리의 오래된 구획처럼 색이 바랜 먼지투성이의 어린애는 옷을 뜯어내고 한 번 도망쳤다가, 다시 붙잡혀서 엉망인 꼴로 잔뜩 씩씩대고 있었다. 대담하다.
“부모님은?”
“…….”
“그렇군. 돌아갈 곳이 있다면 이런 짓 따위 하고 있지 않겠지.”
‘이런 짓’은 소매치기를 뜻했다. 담배를 한 번 더 깊게 빤 뒤, 절반 넘게 남은 것을 미련 없이 벽에 길게 지져 끈 남자가 중얼거린다.
“너, 운이 좋구나.”
“……?”
소매치기 생활 십수 년 만에 처음 붙잡혔는데, 이게 무슨 개소리야.
“감옥으로 갈 테냐, 날 따라올 테냐.”
“…….”
쥐새끼는 이름 모르는 남자를 따라가기를 택했다. 감옥에는 가기 싫었기 때문이다. 왠지 컨트롤-프릭 교도관이 있을 것 같고. 그러나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그 선택지는 사실상 사기였다. 남자는 자신이 이탈리아군 장교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군대는 여러모로 감옥과 다를 바가 없는 장소였으니까. 사실 두 선택지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남자는 군에 인력이 부족해 자원 입대할 만한 쓰레기를 찾고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쥐새끼가 총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보다도, 쥐새끼의 꼬질꼬질하던 머리카락이 실은 금발이었다는 사실을 먼저 발견한다. 입대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그러나 열여덟 살인 것으로 하기로 한다면 행정적인 문제는 없다. 희망의 시대에는 빈민가의 뒷골목보다 군대의 테두리 안이 더 안전한 법이다.
계속 쥐새끼라고 불러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름을 붙여준다. 인명사전을 마지막 장까지 펼쳤다가, 다시 첫 장으로 돌아와 끝까지 마음에 어른거리던 이름을 고른다. 거기에다 성은 자신의 것을 나누어 주었다. 빈민가 소매치기의 요셉이 되기를 자처한다.
안젤리카 모레티
Angelica Moret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