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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기도 하시지. ‘나는 안정감을 느낄 때 행복해.’ 그래, 좋아. 비스트가 절대로 주지 못할 그것. 어딘가에 발붙이지 못하고,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폭력배가 절대 주지 못할 것을 찾아 너는 행복해지러 간 모양이지.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내가 사라질 멋진 타이밍이야….

“미안해.”

    클럽의 화장실에서 마주치면, 축축하게 젖은 안젤리카는 먼저 사과한다. 이전에 없던 일이다. 이미 몇 차전을 거하게 치러서 손바닥이 찢기고 머리에서 피가 나는 에카테리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되묻는다.

“뭐가? 대체 뭐가. 너 미친 거야?”

    미친 안젤리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전부. 네 앞에 다시 나타난 거. 도망쳤던 거.”

    ‘네가 도망친 게 한두 번이어야지….’ 불안정한 사람을 떠나 경찰과의 결혼을 앞둔 전직 교도관은 한숨을 쉰다. 그녀는 이상하게 불행해 보인다. 피를 꽤 쏟은 상태에서 행복하게 보이기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쨌거나 그녀가 지금 아픈 것은 머리나 손바닥뿐만이 아니다.

“…왜 이제 와서 사랑했다는 것처럼 굴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우린 항상 속도가 달라서 문제잖아.”

    반대로 안젤리카는 말하면 말할수록 홀가분해지는 자신을 느꼈다. 됐어. 됐다.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이 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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