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존-나게 행복하지.”

   붉은 헬멧을 옆구리에 끼운 금발의 여자가 윗입술을 말아 웃으며 어깨를 떨었다. 얼굴을 크게 가로지른 흉터 하며,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나서 아주 사나워 보였다.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맞은편에 선 변호사가 눈썹을 도도하게 까닥인다.

“곧 있을 재판장에서 뭐라고 해야 하는지 잊지 않으셨죠?”

“나는 희망의 시대의 피해자고, 너희는 다 좆같은 개새끼들이다.”

“맞아요.”

   ‘그런데 재판장에서는 “좆같다”라는 표현은 안 써도 돼요. 아니, 쓰지 마세요. 아시겠죠?’ ‘누구 말씀인데. 응당 그래야지.’ 안젤리카 모레티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아는 변호사들, 그리고 세상에 존재할 모든 변호사를 전부 합쳐도 저 여자의 발가락도 못 따라갈 것이다. ‘…아닌가? 출신을 강조하려면 약간 슬랭을 쓰는 편이 좋으려나?’ 뭔가 중얼거리며 필기를 시작한 변호사를 내버려두고, 안젤리카 모레티는 창밖을 내려다봤다. 절친한 변호사의 집에 난 통창 밖으로, 번화한 시카고 한복판이 보였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