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카테리나가 마침내 깁스를 풀고 돌아온 다음 날. 그날따라 녀석은 이상하게 굴었다. 답지 않게 에카테리나가 일어나는 새벽에 따라 일어나지를 않나. 기껏 일어나 놓고는 곧장 집을 나서지도 않고. 에카테리나가 노릇하게 구운 토스트를 뺏더니 먹는 둥 마는 둥 했 다. 까슬한 면에 올린 버터가 녹아 바닥에 *철푸덕* 떨어진다. 녀석은 멍청한 소리를 낸다. ‘아.’
보다 못한 에카테리나가 팔짱을 끼고 물었다.
“할 말 있어?”
“…….”
안젤리카는 부엌 의자에 멍청하게 앉아 있다가, 아직 오전 6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고 고개를 들었다.
“너랑 가고 싶은 곳이 있어.”
“어디까지 가는 거야? 나 버리러 가는 거야?”
바이크를 타고 몇 시간을 달렸을까. 차가운 바람에 허리를 끌어안은 손끝까지 얼어붙을 지경이다. 노르망디에 진입했다는 것은 몇십 분 전에 지나친 표지판 덕분에 알고 있었지만, 이 망나니의 행선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에카테리나는 무척 불안했다.
“들켰네.”
바이크를 멈춘 망나니가 역시나 불안한 소리를 하면서 붉은 헬멧을 벗는다. 에카테리나는 다시금 신중하게 물었다.
“진심은 아니지?”
‘물론 아니지.’ 여자가 고개를 푸르르 털자 헬멧 안에 구겨져 있던 부스스한 금발이 흘러넘친다.
여자의 몸은 멀쩡한 곳을 찾는 것이 더 어렵다. 콧대를 걸쳐 얼굴 전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흉터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떤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의 간섭이나 착란이 아니라면 빈말로도 예쁘다고는 할 수 없는 외모다. 그러나 뻔뻔할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여자를 아주 가끔씩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순간에. ‘그럼 여기는 도대체 왜 온 거야?’
“반칙을 좀 써볼까 해서.”
“반칙?”
“너는 이걸 제일 좋아하잖아.”
여자가 머리카락을 높게 묶는다. 이때쯤 당신도 비로소 알아차릴지도 모른다. 여자가 말 그대로 개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