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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 — THE FUGITIVE RUNS
2045년 이후의 이탈리아 나폴리. 한여름의 새하얀 햇빛이 푸른색으로 빛바랜 타일 위를 가로지른다.
바이크가 화려한 마찰음을 내며 질주한다. *부아아아앙!* 엉망으로 도색된 카울은 바이크가 도난품임을 확실히 한다. 새까만 모자를 눌러쓴 경관들이 번쩍거리는 바이크를 쫓아 뛴다. 붉은 헬멧 대가리가 뒤를 흘깃 돌아보면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든다.
*쿵!* 깨진 타일을 한 번 더 으스러뜨리고 지나간 바이크가 덜컹, 거세게 흔들린다. 햇빛이 아주 쨍쨍한 날이었는데도, 검은 제복을 입고 그 뒤를 쫓는 경관들 가운데 그 누구도 땀을 흘리지 않는다. 뛰는 시늉만 하다가 하나둘씩 금방 달음박질을 멈췄다. 어차피 그 바이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대중은 흥미롭게 관측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름 붙이기를 좋아한다. 예를 들면 그들은 스웨덴제의 씹는 담배에 ‘스누스’라는 이름을 붙였고, 희망의 시대에 등장한 괴물을 ‘비스트’라고 불렀다.
2045년. 1년간의 실종 이후 다시 등장한 ‘비스트’는 다시금 활개를 치기 시작한다. 『희망의 시대』라는 위풍당당한 타이틀에도 어찌할 수 없는 그림자가 이곳저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래기관이나 각 세계의 정부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폭력배의 편의를 봐주는 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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